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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가르듯이 솟아오른 윷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멍석에 모양새 있게 펼쳐질 때, 그 쾌감과 전율은 지금의 게임에 못지않았다. 그래서 멍석을 까는 것은 축제와 향연의 상징이었고, 풍요와 나눔의 무대로 인도하는 의식이었다. 비유를 들자면, 포천·연천·철원도 이런 축제와 풍요, 그리고 나눔의 무대에 주인공으로 나서야 한다. ‘멍석 깔렸을 때, 널 뛰어야 한다!’
이번 특별법은 매우 파격적이다. 공무원. 지방의원. 국회의원 정수 및 선거구 8년간 보장 등 통합이전의 기득권을 보호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정부예산 우선배정, 개발촉진지구 우선 지정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법의 구체성과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대통령직속으로 지방자치발전위원회까지 설치하였다. 이른바 ‘멍석’이 깔린 것이다.
철원과 연천은 거의 전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며, 포천은 주한 미군 전부대가 사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군 전용 영평사격장(13.52㎢, 409만평)과 동양최대 규모의 한국군 전용 승진사격장(19.52㎢, 600만평)이 입지해 있고, 행정구역의 3분의 1이상이 38도선 이북이며 김일성 별장이 위치했던 전형적인 접경지역이다.
연천, 포천은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질곡이 더해 옴짝달싹할 수 없어 낙후성을 탈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지역은 예로부터 국토의 중앙부로 찬란한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
포천에 위치한 왕방사는 통일신라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왕족의 수련도장이었고, 그 인근은 신라군이 최종적으로 당나라군을 격퇴하고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통일 한반도의 역사적 초석을 이룬 곳이다. 연천에는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사당 숭의전이 있고, 철원은 과거 태봉국의 도성이었다. 6.25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의 가슴 아픈 사연도 이제는 유적으로 이해된다.
비단 과거사뿐 아니라 지금의 관점에서 보아도 3개 시군의 통합지점은 북으로 평양, 남으로 세종시를 각각 160km 둔 정 중앙지이다. 임진강과 한탄강을 끼고 있고 군남댐과 한탄강댐이 조성되어 수자원 관리도 안정되고, 경원선, 국도 3·5·43호선이 지나가는 교통요충지이며, 수도권내 가용토지(철원, 연천, 포천 평야)가 가장 넓다.
포천·철원·연천의 대부분이 38도선 이북지역으로 남북한 간의 정서적 공통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통합될 경우, 현재 서울에 근접해 있기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원주, 당진, 천안보다 더 유리한 지정학적 여건을 갖춘 국내 최고의 투자후보지로 급부상할 것이다.
시군통합으로 지역세를 키워, DMZ평화공원 유치와 남북교류의 신(新) 거점, 남북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통일수도로 나아가는 큰 밑그림을 과감하게 그려야 한다. 유럽의 꼴찌였던 게르만족이 오늘날 유럽과 그 문화의 주인공이 되었듯이, 3개 시군의 통합은 포천연천을 수도권의 저무는 낙후된 변방에서 역사문화의 떠오르는 중심으로, 철원을 통일한국을 위해 ‘값지게 써야 할 아껴놓은 땅’으로 새롭게 위상 정립하는 ‘위대한 반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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